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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꿀팁/신시내티, 노던켄터키

미국에서 발 마사지 받은 경험 2번의 후기(라스베가스, 플로렌스)

by MYNN maxw 2020. 1. 8.

 

나는 마사지 없이는 살 수 없는 마사지 마니아다. 중학교 때 어머니와 첫 마사지를 받은 후 고등학교 때는 아버지가 출장 마사지사를 부르실 때 가끔 나에게도 차례가 오면 엄청 기뻤다. 스무살이 된 후로는 한 달에 최소 한 번, 많으면 일주일에 두 번씩은 마사지를 받은 것 같다. 체력에 맞지 않게 살고 불면증을 달고 사는 나에게 마사지는 사막의 오아시스, 빛과 소금, 내가 돈을 버는 이유 등등 그런 소중한 것이다.

해외에서도 마사지를 받기는 어렵지 않다. 동남아는 마사지가 워낙 싸서 1일 1-2마사지를 받아도 될 정도였다. 그런데 미국에 와 보니 생각지도 못한 마사지가 있더라. 지금부터 내 생에 최악의 마사지에 대해 풀어보려고 한다. 

2017년 겨울이었다. 라스베가스에서 신나게 놀고 먹고 마시다가 독한 감기에 걸려버렸다. 같이 술 마신 사람한테 옮았는데 어찌나 독하던지 호텔 바닥이 휘청거리고 너무 아파서 119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속으로 울부짖으며 약을 사러 혼자 나갔다. 그때만큼은 호텔이 쓸데 없이 크다고 느껴졌다. 길치 주제에 어찌저찌 약국을 찾아서 약을 사 먹고 보니 바로 앞에 마사지 샵이 있었다. "발마사지"만 가능하다고 해서 아쉬웠지만 어차피 몸살이 났으니 전신 마사지를 받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미국에서의 첫 마사지는 라스베가스 호텔 내에 있는 발마사지 전문 샵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지압점을 더 잘 눌러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발마사지라고 하면 보통 발과 발목부분, 종아리 부분까지 다 마사지를 해 준다. 좀 의아하지만 그렇다. 하체 마사지라고 하거나 무릎 아래 마사지라고 하면 더 정확하겠지만, 어쨌든 어딜 가든 발마사지를 받으면 발 이상을 해 준다. 그런데 여기는 정확하게 발만 해 주었다. 심지어 아킬레스건도 안 주물러주고 발바닥과 발가락만..

더 최악인 것은 파란색 비닐 장갑을 끼고 마사지를 해 주는데 미끄덩거려서 압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열심히 주무르긴 하는데 하나도 안 시원했다. 피가 순환되는 느낌이 안 들고, 그게 안 되니 피로가 풀리는 느낌도 없었다. 인테리어도 별로고 의자도 별로고 서비스도 별로고 다 별로였지만 이게 가장 최악이었다. 정말....후회했다. 1시간에 60불이었던 것 같은데 불편해서 잠도 안 오고 비닐 느낌이 너무 안 좋았다.

 

 

1년 후 다시 미국에 왔다. 파란 장갑 마사지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마사지를 너무 받고 싶었다. 그래서 그루폰에서 저렴한 것을 하나 샀다.

판매가 종료되어서 가격이 안 보이는데, 60분짜리 발 마사지를 구매했는데 38불 정도 들었다. 정말 저렴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주 7일 10시부터 10시까지 영업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예약하려면 홈페이지 가입해야 되는 번거로운 일이 없어서 좋았다. (샌디에고 왁싱샵에서 당한 것이 있어서..) 예약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도 굉장히 빨리 왔다. 아주 맘에 들었다. 

https://hongmassage-spa.business.site/#gallery

 

HONG MASSAGE

Spa in Florence

hongmassage-spa.business.site

 

켄터키에 위치 해 있어서 플로렌스몰에 갔을 때 간 김에 방문했다. 내부가 좋지는 않다. 방 온도도 따뜻하지 않고, 들어갔을 때 따뜻한 차를 주는 서비스는 없다. 그래서 좀 실망했다. (그래도 싸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방이 깨끗해서 다행이었다. 배드에서도 독한 세제 냄새나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발을 담글 수 있는 통을 주는데 쓰레기통으로 쓸 법한 빨간 플라스틱 통에 비닐을 씌워서 그 위에 물을 담근 것을 보고 놀랐다. 아차 싶었다. 어쨌든 일단 왔으니 그루폰 티켓을 보여주고 발마사지 60분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스텝들이 모두 중국분들인데 프론트에 계신 분이 내 마사지 테라피스트의 가족이나 친척으로 보였다. 

마사지 해 주신 분이 중,고등학생 정도로 밖에 안 보여서 깜짝 놀랐다. 절대 20살은 넘지 않았을 것 같았다. 엄마 사업을 도와주는 아들이든, 불법이민자든,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영어를 거의 못해서 팁 주는데도 애를 먹었다. 어쨌든 마사지는 어메이징했다.

발을 담그는 동안 얼굴, 두피 마사지를 간단하게 받고 팔 마사지를 받았다. 그리고 발에 로션을 듬뿍 발라서 마사지를 시원하게 받고 종아리 마사지도 야무지게 받았다. 그리고 등, 허리, 목, 어깨 전부 다 마사지를 해 줘서 이건 뭐 전신 마사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많이 받았다. 마사지하시는 분이 서비스가 좋은 건지 원래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고마워서 팁을 후하게 줬다. 사실 팁을 엄청 많이 준 것은 아닌데 팁을 받고 엄청 인사하고 고마워하길래 마음이 좀 그랬다. 또 오라고 해서 간다고는 했는데 멀어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마사지는 좋았지만 시설이 너무 별로라 또 가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