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통통했다. 얼마나 통통했냐면, 유치원 학예회 때 입을 흰 스타킹을 어머니께서 사 오셨는데 유아용(7세)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허벅지가 워낙 통통해서 13, 14세 스타킹을 신고 겨우 학예회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참고로 우리 어머니는 43-45키로를 벗어나는 일이 없으시고, 아버지는 운동광이시다. 젊으셨을 때처럼 태권도나 격한 운동을 하시진 않지만 지금 수년 째, 일주일에 주 6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헬스장에 가셔서 1시간 이상 운동을 하신다. 나는 누구를 닮아 이렇게 통통할까?
성인이 된 후, 나는 일주일에 14번 정도 술을 마시는 술꾼이 되었다. 20대 초반에는 한 달에 하루정도 빼고는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술을 마셨고, 지금은 예전처럼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맥주를 술이라고 친다면 주 5-6일은 마시고 있다. 미국에 오기 전 인바디를 했을 때 체지방률이 30%가 넘은 것을 보았는데 미국에 온 후로 식습관이 바뀌고, 술도 소주를 마시기 힘들어서 맥주, 와인 등을 더 많이 마시기 시작했더니 배가 걷잡을 수 없이 나왔다. ... 문제는 허리가 자주 아프고, 생리가 너무 불규칙하고, 생리통도 심하고 오래가고, 안 맞는 옷이 늘어나면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몸에 에너지가 없다. 나처럼 살이 넉넉하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실 것 같다.
그래서 저번달에 무려 주짓수+절권도+사바테를 가르치는 도장에 등록했다. 집에서 도보로 산뜻하게 15분 정도 걷는 거리에 있는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사람들도 좋아서 첫 주에는 4번인가 5번 갔다. 그리고 남편이 무릎을 살짝 다쳐서 같이 못 나가다가 지금 3주째 쉬고 있다. 운동하러 아침에도 가고 싶고 점심에도 가고 싶은데 5시만되면 가기 싫어진다. 운동은 6시 반, 7시 반 딱 두 타임만 있는데 그 시간에 왜이렇게 나가기가 싫은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면 일끝나고 늦장부리는 남편을 핑계로, 혹은 5시 반쯤 잠이 들어버려서, 혹은 이 핑계 저 핑계로 안 나간다.
그러다 유튜브를 통해 간헐적 단식을 알게 되었다. 키토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저탄수고지방 다이어트에 대해 찾아본 후 이틀동안 적용했더니 힘들지 않게 2키로를 뺐다! 그런데 다음날 다시 술을 마시면서 1키로가 돌아왔고, 1일 1불닭을 해야 될 정도로 불닭볶음면 중독인데 어느 날 2개를 먹었더니 또 살이 쪄버렸다. 물론 그것 말고도 더 먹었겠지만. 사실 라면은 아시안마트가서 일부로 안 사면 되겠지만, 술은 도저히 끊기가 힘들다.
거울을 보며 문득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매일 적기로 했다. 아주 타이트하게 식단관리를 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가진 나쁜 습관들을 조금씩 줄이고, 건강한 습관에 몸을 길들이는 것을 목표로 해 보려 한다.
* 내가 가진 나쁜 습관
1. 불규칙한 시간에 먹기 & 자기 전 밤이나 새벽에 많이 먹기
나는 아침(아점)을 먹는 시간이 매일 다르다. 일단 남편과 함께 6시 반에 일어나는데 7시에 폭식을 하고 다시 잠 드는 경우도 있고, 할 일을 하다가 10시에 먹기도 하고 1시에 먹기도 하고 귀찮으면 3시에 먹기도하고 아주 제각각이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몸을 살찌는 체질로 만든다고 하니 시간을 정해놓고 먹어볼 생각이다. 아마 첫 달은 이게 가장 어려울 것 같다.
2. 집에 틀어박혀있으면서 전혀 걷지 않기
한국에 있을 때는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한강, 탄천, 아파트 공원 등을 엄청나게 걸어다녔다. 걷는 것으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미국에 오고 나서, 몇 번 조깅을 나가서 약에 취한 사람들은 보고 너무 무서웠다. 낮에 걸을 때도 지나가는 차 안에서 소리지르며 인종차별하는 사람을 본 일도 있고, 가끔은 혼자 걷는데 미국인 남자가 저기서 걷는 것을 보기만 해도 무서울 때가 있다. (한국에서는 새벽에도 혼자 잘만 다녔는데 미국에 오고 나서 쫄보가 됐다..)
여기서는 자동차만 타고 다니니 이동할 때 걸을 일은 전혀 없고, 샌디에고에 있을 때는 큰 공원에 가서 걷고는 했는데 오하이오로 오고 나서는 날씨도 변덕같고, 강아지들 밥 주고 용변보게 해 줘야 한다는 핑계로 밖에 거의 나가지 않게 되었다. (사실 돈이 없어서 못 나가는 것 같기도) 집에 틀어박히면서 우울해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화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심심해서 계속 먹는다. 악순환이다.
3. 술
내 인생, 내 사랑. 술을 끊는 다는 것은 인생의 모든 기쁨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술을 마셔도 간손상을 막고 살이 안찌게 하는 약이 있다거나, 마실수록 살이 빠지는 술이 발명되어 효과를 본다면 로또 맞은 것만큼 기분이 좋을 것 같다.
4. 야식
나는 졸리면 배가 고프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 자기 전에 먹고, 여러끼를 먹어도 가장 많은 칼로리를 먹는건 항상 밤 12시 이후였다. 이 뿌리깊은 습관을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졸리고 배고픈 느낌이 들 때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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